[농지 전수조사 두달] 얼어붙은 농지시장…담보대출 농축협 연쇄 타격
2026. 07. 10

농지 투기를 잡겠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농지 전수조사가 지역금융의 근간인 지역 농축협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가뜩이나 얼어붙은 농지시장이 더욱 위축되면 농지 가격과 담보 가치가 떨어지고, 그 충격을 농지 담보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지역 농축협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어서다.
경북지역 농협들에 따르면 농민이 농지를 담보로 대출을 신청했을 때 감정 가격의 65% 안팎까지 빌려주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농지가 경매에 넘어갈 때다.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의 올 1∼5월 전답 경매 292건 가운데 낙찰된 것은 56건에 그쳤다. 매각률은 19.2%, 감정 가격 대비 낙찰 가격을 나타내는 매각가율도 평균 42.6%에 불과했다.
이는 농협이 농지를 담보로 빌려준 돈조차 제대로 회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단순 계산하면 감정 가격 1억원인 농지를 담보로 6500만원을 대출해줬다가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하면 경매를 통해 4200만원가량만 회수하게 된다. 원금만 따져도 2300만원의 손실을 떠안을 수 있는 셈이다.
천대기 동안동농협 임하지점장은 “농지 가격이 떨어져 농민 가계에 어려움이 닥치면 그 피해는 지역농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농지 가격 하락과 잇따른 경매 유찰로 지역농협이 손실을 보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김두찬 경남 창녕축협 조합장은 “10억원으로 평가된 농지를 담보로 7억원을 대출했는데 해당 농지가 경매에서 유찰을 거듭해 절반 수준인 5억원에 낙찰된 사례가 있었다”며 “농촌에 돈이 돌지 않으니 인구는 줄고 농촌경제도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화성지역 농협 관계자는 “과거에는 통상 두차례 안에 낙찰됐지만 최근에는 4회차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며 “유찰이 거듭될수록 낙찰 가격이 떨어져 농협의 부담도 커진다”고 토로했다.

제주에서도 농지 경매 부진이 심각하다. 김성만 농협경제지주 제주본부 부본부장은 “제주지역 농지 경매 유찰률이 80%를 넘고 보통 3∼4차례 유찰돼 감정가의 33∼50% 수준까지 가격이 내려가야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수조사는 농지 기피 현상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지 가격 하락의 충격은 농민 개인의 자산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 ‘농민의 자산 가치 하락→담보 가치 하락→경매 유찰과 낙찰 가격 하락→농협 손실’로 이어지고, 다시 농민에게 필요한 자금 공급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박수영 경남 밀양 무안농협 조합장은 “농지 가격이 떨어져 농민의 경제사정이 나빠지면 담보대출을 많이 취급한 지역농협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며 “전수조사가 농촌경제와 지역금융에 미칠 여파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종합
[출처] 농민신문(https://www.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