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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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전수조사’ 두달…농지값 급락하고 임차농 쫓겨나고

수요 끊겨 시세·담보가치 ‘뚝’ 
재산권·농협 대출 회수 타격 

부재지주, 임대 파기하고 자경 
경지 잃은 실경작자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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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농지 전수조사가 두달째로 접어들면서 그간 우려했던 부작용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거래 절벽으로 인한 농지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다. 농지의 담보가치가 약화하면서 지역 금융기관의 건전성엔 경고등이 켜졌다. 임차농의 강제 퇴거 불안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현장에선 전수조사가 농지 가격 내림세에 기름을 부었다고 지적한다. 그렇지 않아도 고령화로 영농인구가 줄면서 농지 매물이 쌓이는 상황에서 전수조사로 수요가 끊겨 시세가 급락했다는 것이다. 당장 은퇴를 준비하던 농민의 피해가 크다.

경남의 고령농 A씨는 “농지를 현금화해 노후자금으로 쓰고 싶은데 거래가 얼어붙어 팔 수가 없다”고 답답해 했다. 그러면서 “농사를 짓지 않는 자식에게 증여할 수도 없고, 한다고 해도 세금은 또 어떻게 하냐”며 “어쩔 수 없이 계속 농사를 지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재산권 침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다. 경기 양주의 80대 농민 김모씨는 “건강상 경작할 여건이 안돼 임대차 계약 없이 이웃농가에 사실상 무상으로 농지를 임대하고 있다”면서 “강제 매각대상이 되면 유일한 재산이나 다름없는 농지를 헐값에 팔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박헌영 전남광주 여수농협 조합장은 “여수는 지리적 특성상 산이나 도서지역에 방치된 농지가 적지 않은데, 이런 땅은 거래가 쉽지 않아 자경하지 않는다고 처분명령을 내리면 시세만 더 낮아질 뿐”이라며 “농민의 재산권을 고려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농지 매물이 늘어도 정작 실경작자의 구매력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현장 진단이다. 농업소득이 수십년째 1000만원 박스권에 갇혀 있어서다. 전북 완주의 벼농가 장광익씨(63)는 “얼마 되지 않는 농업소득을 고려하면 누가 선뜻 농지를 살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농지 담보대출을 실행하는 농협도 유탄을 맞았다. 대출 회수가 어려워지면 담보물인 농지를 경매에 부쳐야 하는데 전수조사 이후 유찰이 반복되고, 낙찰가도 감정가에 훨씬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김재일 경북 예천 지보농협 신용상무는 “2년 전만 해도 3.3㎡(1평)당 14만원에 거래되던 우량농지가 지금은 9만원에도 매수자가 없다”며 “농지를 담보로 한 대출이 잠재적인 부실채권으로 전락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구두로 맺은 임대차계약이 깨진 사례도 적지 않다. 전수조사 이후 행정처분을 우려한 지주들이 임대를 거두고 자경에 나서면서다. 친환경임차농들이 기존 인증농지에서 퇴거당한 뒤 새로운 인증농지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사례도 잇따른다.

전남광주 해남군 산이면에서 배추농사를 짓는 김호일 지사마을 이장(54)은 “부재지주가 직불금을 받고 임차농이 실경작하는 관행, 구두계약에 의존한 임대차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 단속이 앞서면 지주들이 농지를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며 “불법 관행은 줄어들지 몰라도 실제 경작자가 농지를 잃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했다.

전수조사가 효율적인 농지 이용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주가 잘 경작하던 임대농지를 회수하고 보여주기식으로 조경수나 과일나무를 심는 사례가 많다보니 농지가 사실상 유휴화된다는 것이다.

농지은행을 통한 임대차 절차가 복잡하고 행정처리가 더디다는 불만도 나온다. 강진의 한 농민은 “고령농은 서류 준비와 방문 신청, 수수료 차감, 임대료 정산 방식 등이 부담스러워 구두계약 관행을 이어가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이같은 민원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7일 농지 거래 활성화를 위해 농지은행 누리집 내 직거래 플랫폼을 개설했다. 지주와 공인중개사가 매물을 등록하면 농민이 직접 정보를 확인하고 계약을 진행한다. 친환경임차농의 정보 접근성도 높였다. 인증농지 정보를 관련 협회에 자동 통지하는 시스템을 1일부터 가동하고 있다. 친환경임차농의 농지 마련 부담을 던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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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한국농어촌공사 전주완주임실지사를 방문해 농지 임대차 거래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7일 한국농어촌공사 전주완주임실지사를 찾아 농지 임대차 거래 현황을 점검하고 “농지 직거래 플랫폼과 농지은행 지원사업이 농지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장 눈높이에 맞춰 농지 지원사업을 개편하고, 농민에게 농지를 되돌려주기 위한 전수조사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유리 기자·전국종합

[출처] 농민신문(https://www.nongmin.com)